당신 앞에서 나는

                                                                        황현주

 


아버지

당신 앞에서 나는

바울이고 싶었지만

실상은 세상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당신과 세상을 저울질 하는 데마였습니다

 


아버지

당신 앞에서 나는

베드로와 같은 사도이고 싶었지만

실상은 한순간의 욕심과 의심 앞에서 무너져버린

어리석은 유다였습니다

 


아버지

당신 앞에서 나는

막달라 마리아같이 진실로 회개하는 삶을 살며

내가 가진 가장 귀한 것으로 당신을 위하여 붓고 싶었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드리지 못한 채 죄만 더하는 삶이었습니다

 


아버지

당신 앞에서 나는

모든 국민의 섬김을 받는 자리에서도

오직 당신 앞에서만큼은 왕의 위엄도 존귀도 모두 버린 채

어린아이처럼 당신만을 위하여 춤을 추고 노래했던

다윗이고 싶었지만

실상은 그런 그를 비웃고 부끄러워했던 사울의 딸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아버지

그럼에도 이 죄인된 자녀는

늘 당신 겉에 함께이고 싶었습니다

너무도 많은 죄악과 그 모든것을 아시는

당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차마 당신 곁으로 기꺼이 나아갈 수 없는

죄인 중에 죄인이었지만

아버지···.

그러나 여전히 저는 당신 앞에서

바울이고 싶고, 다윗이고 싶고

막달라 마리아가 되어 당신의 위로와 기쁨이고 싶습니다

 


여전히 부끄러운 입술로

감히 당신을 사랑한다 고백하고 싶습니다

 

[출처] 성시집

 

 

 

 

오늘도 여전히 부끄러운 입술로 감히 당신을 사랑한다 고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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