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3200여 년 전 종교가 중심이 되는 고대 이집트의 한 도시가 있었다. 그곳은 ‘헬리오폴리스’라고 불리는 도시인데, 오늘날 카이로 북동쪽 교외에 위치한 곳이다. 주목할 점은 하나님께서 헬리오폴리스를 거론하시며 그곳에 심판을 예고하셨다는 것이다.


이집트의 헬리오폴리스의 주상을 깨뜨리고 이집트의 수많은 신전에 불을 지를 것이다 (현대인의 성경, 예레미야 43:13)


헬리오폴리스(벧세메스)는 태양신을 숭배했던 가장 오래된 도시다. 헬리오폴리스라는 뜻 자체가 ‘태양의 도시’라는 의미를 갖고 있을 정도로 그곳은 태양신앙의 중심지였으며, 그곳 사람들은 태양신을 신실하게 섬겼다. 눈여겨볼 점은 신전 앞에 주상, 즉 돌기둥이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그 돌기둥을, 하나님께서는 가차없이 깨뜨려버리라고 말씀하셨다. 과연 이집트인들이 태양신앙으로 숭배했던 돌기둥은 무엇이었을까.


『동아 대백과사전』은 고대 이집트 왕조 때 태양신앙의 상징으로 세워진 기념비가 있는데 이는 오벨리스크라고 설명했다. NRSV 성경도 이집트인들이 세운 돌기둥이 ‘obelisks(오벨리스크)’라고 기록했다. NASB 성경은 ‘obelisks of Heliopolis(헬리오폴리스의 오벨리스크)’라고 기록했다. 아가페 성경사전 역시 헬리오폴리스에 세워진 주상은 오벨리스크라고 밝혔다. 즉 고대 이집트인들이 태양신앙으로 숭배했던 돌기둥은 오벨리스크였던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헬리오폴리스의 태양 신전 앞에 있어야 할 오벨리스크가, 현재 바티칸 성당 한복판에 서있다는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이집트의 오벨리스크가 처음 로마에 옮겨진 시기는 기원전 30년경, 이집트를 정복한 아우구스투스 때다. 『로마 제국 쇠망사』에 따르면 당시 오벨리스크는 권력과 승리를 나타내는 기념물로 여겨졌다고 한다. 이에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그것을 로마에 옮겨오길 원했고 즉시 실행했다. 역사가들은 “거대한 돌기둥인 오벨리스크를 운반하기 위해 특수 설계한 큰 선박을 만들었으며 수많은 인력과 기술을 동원하여 그것을 로마의 원형경기장에까지 운송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던 1586년 교황 식스토 5세가 원형경기장에 있던 오벨리스크를 성당 중심 광장으로 옮겨 세우라고 명령했다. 이에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사에 동원되었고, 백 필이 넘는 말과 약 오십 개의 도르래, 수많은 밧줄이 사용되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작업자들이 밧줄을 당기면 그 밧줄은 도르래를 통해 오벨리스크를 천천히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작업을 하던 중 밧줄이 끊어질 뻔하여 큰 인명피해가 날 뻔한 상황도 있었다.


더욱이 당시 공사장에는 각처에서 구경하기 위해 몰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에 교황은 구경꾼들에게 아무 소리도 내지 말라고 명령했다. 만약 명령을 어기는 자가 있다면 ‘사형’에 처한다는 엄포도 놓았다. 그들의 웅성웅성한 소리 때문에 오벨리스크를 세우지 못할까 염려한 것이다.


약 5개월 동안 뜨거운 태양 아래서 수많은 작업자들이 목숨을 내걸고 공사한 결과, 약 350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돌기둥이 들어올려졌다. 현재 성베드로성당에 있는 오벨리스크가 그것이다.


오벨리스크의 비문에는 태양신을 찬양하는 내용이 상형문자로 새겨져 있다고 한다.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핍박했던 이집트 왕을 기리는 업적들도 기록되어 있다. 한 이탈리아 저술가는 오벨리스크의 본질이 태양숭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로마 가톨릭교회가 잘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왜, 가톨릭은 오벨리스크를 바티칸 중심부에 떡 하니 세운 것일까. 수많은 인력을 동원시키고, 사람들에게 사형을 선포하면서까지 세워야 할 만큼, 태양신앙의 상징물이 중요한 요소였던 것일까.


속내야 어떻든, 옛적 오벨리스크를 세웠던 고대 이집트에 대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진노하셨는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이집트에 있는 태양신전의 석탑들을 부수고, 이집트의 여러 신전에 불을 놓으리라 (공동번역, 예레미야 43:13)


<참고자료>
1. ‘주상’, 아가페 성경사전
2. ‘헬리오폴리스’, 두산백과
3. ‘성 베드로 광장’, 위키백과
4. ‘아쿠아 알레 푸니’, 한국일보
5. ‘로마 제국 쇠망사’, 에드워드 기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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